::일기:: 팔월십구일_충격 2. Felicia 일기



만25세 오늘 처음으로 해장국을 해장, 속풀이를 하기 위해 먹은 날이다.

어제 토요일 밤, 그(6년남친)는 며칠 동안 진척이 없던 서류작업을 나 덕분에 끝낼 수 있었다며 저녁은 치맥을 하자고 기분 좋게 말했다. 고백할 것이 있다는 말과 함께.... 워낙 평소에 말을 않고 살다가 술을 마시고 용기를 얻어 고백(?)을 종종 했었고, 그 내용들은 나도 평소에 궁금한데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답변과 디테일 정도였다.

어제는 달랐다.

집에 도착해서 바이스비어 한 캔을 다 비우기도 전에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본인의 ex-여친들과의 관계가 어떠했었는지를 얘기하며 본인은 구속을 느끼고 눈치보는 관계는 빨리 끝내는게 좋다고 생각한단다. 너는 관계적 경험이 없었으니 (이남자가 첫사랑) 모르겠지만 그게 맞는거라고..

이번주에 내가 자기를 너무 힘들게 했단다.. 눈치보게 만들고, 눈치는 구속으로 이어지고..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1이라면 니가 집에서 주는 스트레스가 7-8이라고.. 옆에 있는데 왜 더 옆으로 오라 그러고, 스킨십을 강요하냐고, 왜 너랑 항상 붙어있길 바라냐며 이 세상에서 의처증, 의부증 환자들은 절대 결혼을 하면 안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우리 관계가 계속 이렇게 된다면 빨리 끝내야 두 사람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대신, 관계를 끝낼지 말지는 니가 선택하라고 한다..(응?) 본인은 빨리 이런관계를 끝내는게 맞다고 보는데 선택은 나보고 하라고??

그의 말에 대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았다. 헤어지자는 걸 이렇게 돌려말하는건지, 앞으로 날 구속하지 말라는건지... 말없이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끊임없이 들이키며 생각했다.

그가 이런 고백(?)을 하게 된 계기가 뭔지..
아무래도 독일을 같이 가자는 제안 때문인 것 같다.
독일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나는 그도 함께 갔으면 하는 바램에 일자리나 비자를 알아보라고 2번 정도 말했다. 그게 싫은가보다.

술을 몽땅 마신김에 나도 용기를 내봤다.
너는 왜 맨날 헤어짐의 책임을 나한테 넘기냐고, 싫으면 니가 떠나면 되는거 아니냐고, 어쩌구저쩌구..
돌아오는 답변은 엥..
'너 국어도 못하는구나(?)
너 지금 취해서 논리에 맞지도 않는 말을 하고 있어!'
아주 콕콕 아픈데만 찌른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더더욱 폭발했고 둘 다 각자 하고싶은 얘기들만 싸지르다..화해했다.
싸우다 보면 우리가 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지 알게된다. 둘이 너무 비슷한거지.
둘 다 비논리적, 직관적, 무대포!
어쨌든 도입부는 충격적이었지만 요즘 내가 힘들게 한 걸 인정하고 독일생활도 반반 양보하기로 했다.

숙취에 오늘 하루종일 힘들었지만 나름 크나큰 인생과제를 맞닥들였다.
건강한 관계란 무엇이고, 나의 방법은 무엇이 삐뚤어져있는건지.(인지는 하지만 인정하고싶지 않은 부분들)
이것이 블로그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정제되지 않는 말로 나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게 그/그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평소에 생각을
글로 정리해 보자는 거창한 취지이다.


::im Glück:: 첫 포스트 1. Felicia

"felicia(펠리시아)" 라는 이름을 짓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블로그를 개설 한 것.

어떤 형식으로든 글을 꾸준히 써봐야지라고 마음먹은 후 3년(..) 만에 블로그를 선택!!

그 동안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추천하는 방법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3장에 아무거나 쓰기 등등)을 시도해보다,

블로그가 가장 부담없지 않을까 싶어 블로그를 개설하기로 했다.


그리고,

더더욱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는 차차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얼마나 자주, 꾸준히 할지 모르지만 

왠지 이 방법이 내 삶에 하나의 돌파구가 되어 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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